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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 실존을 견디는 힘 – 키에르케고르와 하이데거의 통찰

by 나다운 나_ 2025. 5. 5.

불확실성의 시대, 실존을 견디는 힘 – 키에르케고르와 하이데거의 통찰
불확실성의 시대, 실존을 견디는 힘 – 키에르케고르와 하이데거의 통찰

🟦 서론: 존재가 흔들릴 때, 철학은 무엇을 줄 수 있는가?

오늘날 우리는 선택의 시대에 살고 있다. 클릭 한 번이면 수백 가지 옵션이 펼쳐지고, 정보는 넘쳐나며,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그런 시대 속에서 오히려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점점 더 혼란스러워한다.
단단해야 할 정체성은 쉽게 흔들리고, 관계는 얕아지며, 삶의 의미는 흐려진다. 이처럼 불확실성과 자기 상실이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 우리는 어떻게 자기 삶의 중심을 다시 세울 수 있을까?

철학자 키에르케고르와 하이데거는 각각 다른 시대와 관점에서 같은 질문을 던졌다. “나는 나로서 존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이 글에서는 이 두 철학자의 실존적 통찰을 통해 현대인의 불안과 혼란을 직면하고, 삶을 주도하는 힘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 1. 실존의 철학이 다루는 문제: 불안은 왜 우리를 지배하는가?

🔹 정보는 넘치지만 ‘의미’는 사라진 시대

과거에는 종교나 전통, 공동체가 삶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현대인은 대부분의 결정을 스스로 내려야 하며, 그 선택에 따른 책임도 자신에게 돌아온다. 이런 구조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선택의 자유보다는 선택의 압박을 경험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자주 부딪힌다.

  •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인가?"
  • "이 일이 정말 나를 위한 길인가?"
  • "지금 내 모습은 진짜 나인가?"

이 질문들은 철학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단순히 직업이나 관계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존재로 살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기 때문이다.


🟦 2. 키에르케고르 – 불안을 통해 나를 선택하는 철학

🔹 미적 삶 vs 윤리적 삶: 진정성의 기로

쇠렌 키에르케고르는 ‘실존’이라는 개념을 철학적 언어로 처음 제시한 인물이다. 그는 인간이 진정한 자아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불안을 거쳐야 한다고 보았다. 그의 철학은 다음과 같은 전환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1. 미적 삶
    • 즐거움과 유희를 좇는 삶
    • 순간의 감정과 사회적 기대에 휘둘리는 삶
    • 결국 공허함과 절망으로 귀결됨
  2. 윤리적 삶
    • 책임과 진정성을 추구하는 삶
    • 자신의 실존을 선택하는 주체로서의 삶
    • 불안을 통해 성장하는 삶

“절망은 자기가 되기를 거부할 때 찾아온다.” – 키에르케고르

 

이 절망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는 오히려 절망을 통해 진정한 삶의 시작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3. 하이데거 – 불안은 존재의 본질을 드러낸다

🔹 현존재(Dasein)란 무엇인가?

하이데거는 인간을 ‘현존재’(Dasein)라 부르며, 단순히 살아 있는 생물이 아닌, 자기 존재를 질문할 수 있는 존재라고 규정했다.
그는 말한다:

“인간은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유일한 존재다.”

 

하이데거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진정한 존재 상태’에 머무른다. 그들은 사회의 흐름을 따르고, 대중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며, 삶을 수동적으로 소비한다. 이 상태에서는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지 못한다.

🔹 불안과 죽음 – 가장 나다운 가능성을 깨우다

하이데거는 죽음을 실존의 핵심 개념으로 보았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죽음은 가장 고유하고, 가장 내밀한 가능성이다. 누구도 대신 죽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말은 결국 다음을 의미한다:

  • 죽음을 자각하는 순간, 우리는 모든 외부 가치와 규범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 그 순간, 비로소 우리는 ‘내가 누구인가’를 직면하게 된다.

불안은 이런 자각의 시작점이다.
→ 즉, 불안은 내가 진정으로 살아 있음을 드러내는 존재론적 신호인 것이다.


🟦 4. 실존불안에 대한 현대 심리학의 접근

실존 철학이 불안을 존재론적으로 설명한다면, 현대 심리학은 불안을 심리적/행동적 관점에서 이해하려 한다. 이 둘은 결코 대립되지 않는다. 오히려 상호 보완적이다.

🔹 회피성 행동과 정체성 혼란

심리학에서는 불안 회피형 애착, 의존성 인격장애, 결정 회피 증후군 등의 개념이 실존적 불안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다.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 선택을 미루거나 회피한다
  • 타인의 기대에 나를 맞춘다
  •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태는 ‘비진정한 삶’과 매우 유사하다. 하이데거의 철학은 오히려 이러한 심리적 문제를 철학적으로 뿌리째 들여다보게 해준다.


🟦 5. 실존을 견디는 7가지 사유의 훈련

실존적 삶은 단순히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확립된다.
다음은 키에르케고르와 하이데거의 통찰을 바탕으로 한 실존을 견디는 연습법이다.


✅ 1. “나는 지금 선택하고 있는가?”를 자문하라

의식적으로 하루에 한 번 스스로에게 질문하라.

지금 이 결정은 내가 주체적으로 선택한 것인가?


✅ 2. 타인의 기준을 따르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원하는 삶인가, 아니면 기대에 맞춘 삶인가?”


✅ 3. 불안을 회피하지 말고 마주하라

불안은 회피의 대상이 아니라 질문의 출발점이다.

“지금의 불안은 내게 어떤 방향을 말해주는가?”


✅ 4. 죽음을 의식하라

하루의 삶을 ‘내일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보라.

“만약 내일 죽는다면, 나는 오늘을 어떻게 살았을까?”


✅ 5. 매일 ‘나다운 선택’을 기록하라

오늘 내가 책임졌던 결정은?

가장 나다웠던 순간은?


✅ 6. 비진정성을 감지하는 법을 훈련하라

‘내가 아닌 듯한 느낌’이 들 때, 거기서 멈춰라.

“이건 진짜 나의 말인가, 복사된 말인가?”


✅ 7. 철학적 일기를 써라

철학은 이론이 아닌 일상의 사유다.
하루에 한 번 “나는 누구인가?”를 주제로 스스로에게 글을 써보자.


🟦 결론: 존재의 불안을 견디는 철학적 근력

우리는 매일 수많은 선택을 한다. 그러나 그 선택들이 정말 ‘나다운 선택’인가를 묻는 사람은 많지 않다. 키에르케고르와 하이데거는 말한다.
“진짜 인간은 자기 삶에 책임지는 자만이 될 수 있다.”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삶이 아직 깨어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그 불안을 회피하지 않고 마주할 수 있을 때, 인간은 실존으로 나아간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가 붙잡아야 할 것은 완벽한 해답이 아니라,
끝까지 자기를 질문하는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