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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함을 느끼는 이유: 존재론과 심리학의 시선

by 나다운 나_ 2025. 5. 1.

공허함을 느끼는 이유: 존재론과 심리학의 시선
공허함을 느끼는 이유: 존재론과 심리학의 시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마음은 자꾸만 텅 비어갑니다.
즐거운 일도 있고, 사람도 곁에 있지만 이상하게 깊은 공허함이 밀려올 때가 있죠.
저도 그런 순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가 느끼는 '공허함'이라는 감정의 정체를
존재론과 심리학의 관점에서 풀어보려 합니다.

📚 목차

  • 공허함이란 감정의 정체
  • 하이데거와 존재의 불안
  • 사르트르와 '자유의 저주'
  • 심리학이 말하는 무의식의 공허
  • 감정 회피와 삶의 동기 결핍
  • 공허함을 마주하는 태도
  • 결론: 공허는 삶이 던지는 질문이다

공허함이란 감정의 정체

‘공허하다’는 감정은 말 그대로 ‘비어 있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무엇이 비었는지 말하기 어려운 것이 특징이죠.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 감정의 무채색 공간,
시간은 흘러가는데 내 안은 움직이지 않는 그 느낌.

공허함은 우울과 혼동되기도 하지만 조금 다릅니다.
우울은 에너지 자체가 가라앉는 상태라면,
공허는 ‘감정의 부재’에 더 가깝습니다.

이 감정의 정체를 알기 위해선 인간의 존재를 둘러싼 더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해요.
바로 철학자들이 말했던 ‘존재론적 불안’입니다.

하이데거와 존재의 불안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우리는 어느 날 갑자기 '나는 왜 존재하는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 순간 인간은 ‘존재의 무게’와 마주하게 되고,
그 감정이 바로 불안(Angst)입니다.

이 불안은 단순한 공포와는 다릅니다.
공포는 대상이 있지만, 불안은 대상 없는 무게입니다.
이 불안은 삶에 대한 질문을 시작하게 하지만,
동시에 깊은 공허함을 동반하기도 하죠.

핵심 개념: 불안과 공허

  • 공포(Furcht): 대상이 있는 감정 (예: 시험, 망신)
  • 불안(Angst): 대상 없는 깊은 존재적 감정 → 공허와 연결됨

하이데거는 공허를 피하지 말고,
그 안에서 ‘진짜 나’를 발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르트르와 ‘자유의 저주’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은 자유라는 형벌을 선고받은 존재다.”

듣기엔 멋있지만 사실 이 말에는 굉장한 무게가 담겨 있어요.
사르트르는 인간이 어떤 의미도 갖고 태어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신도 없고 본질도 없으며, 모든 선택은 ‘나’에게 달려 있다는 거죠.

이 말은 곧,

  • 어떤 삶을 살든 ‘내 책임’이고
  • 그 결과도 ‘내 탓’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자유는 곧 무한한 가능성과 동시에 무한한 불안과 공허를 의미합니다.
‘어떤 길을 선택해도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느낌,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질문이 들 때,
그것이 바로 사르트르가 말한 공허함의 모습입니다.

심리학이 말하는 무의식의 공허

심리학에서는 공허함을
무의식 속 감정이 억눌리고 눌렸을 때 생기는 ‘정서적 마비’ 상태로 봅니다.

프로이트의 관점

무의식에는 욕망과 감정이 억압되어 있습니다.
이 억압이 지속되면 감정 표현이 막히고,
그 자리에 텅 빈 공허감이 들어앉게 됩니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공허함을 ‘삶의 의미 상실’ 또는 ‘정체성의 혼란’으로 연결지어 설명합니다.
자기감(self-concept)이 약해지면
무엇을 해도 감정이 따라오지 않고,
성취해도 만족감이 느껴지지 않게 되죠.

이것은 단순히 기분이 나쁜 상태가 아니라,
정체성과 삶의 방향성에 대한 질문이 마비되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감정 회피와 삶의 동기 결핍

많은 사람이 공허함을 느끼는 이유는
불편한 감정을 회피하기 때문입니다.

슬픔, 분노, 좌절 같은 감정을 회피하고 무시하면
감정의 스펙트럼 자체가 좁아집니다.
그리고 감정이 줄어들면,
기쁨조차 흐릿해지고
삶의 동기 자체가 사라지게 됩니다.

감정 회피 → 정서 마비 → 동기 저하 → 공허

특히 SNS, 유튜브, 게임, 쇼핑 등에 몰입하는 패턴은
공허함을 잊기 위한 일시적 도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잠깐의 몰입 뒤, 더 깊은 허무함이 찾아오죠.

공허함을 마주하는 태도

공허함은 없애야 할 감정이 아니라
‘삶이 나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너는 왜 살아가고 있니?"
"지금의 삶은 너에게 어떤 의미니?"

이 질문을 회피하면 공허는 깊어지고,
이 질문을 마주하면 삶은 조금씩 방향을 되찾습니다.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

  • 감정일기 쓰기: 감정의 부재조차 있는 그대로 기록해보기
  • 명상과 침묵 시간: 자극에서 벗어나 내면과 연결되기
  • 작은 의미 만들기: 매일 한 가지 의미 있는 행동 실천하기
    (예: 친구에게 안부 문자 보내기, 고양이 쓰다듬기 등)

공허함은 의미가 없다는 느낌이 아니라,
의미가 필요하다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결론: 공허는 삶이 던지는 질문이다

공허함은 결핍이 아닙니다.
삶이 나에게 묻는 철학적 질문입니다.
"너는 지금, 왜 존재하니?"
"이 하루에 어떤 의미를 담고 있니?"

그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주하는 사람은
공허함 속에서도
조금씩 자기 삶의 문장을 써내려갈 수 있습니다.

완벽한 답은 없지만,
질문에 응답하는 그 자세가
바로 삶을 살아가는 방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FAQ

공허함과 우울은 어떻게 다르나요?

우울은 에너지와 의욕 자체가 저하된 상태이고,
공허는 감정의 결핍, 정체성 혼란에서 오는 무감각에 가깝습니다.

공허함을 느끼는 게 이상한 건가요?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현대 사회에서는 매우 흔한 현상이며,
자기 존재에 대해 성찰할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무언가를 해도 재미가 없을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억지로 즐거워지려 하지 말고, 감정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표현하세요.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내면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합니다.

의미 있는 삶이란 뭘까요?

거창할 필요 없습니다.
하루에 1가지라도 ‘내가 선택한 행동’을 한다면 그건 의미입니다.

종교나 철학을 공부하면 도움이 될까요?

많은 사람이 종교적 신념이나 철학적 사유를 통해
공허함을 해석하고 삶의 틀을 재정립합니다.
공허함은 단지 심리가 아니라 '존재의 언어'이기도 하니까요.


여러분은 언제 공허함을 느끼시나요?

혹시 지금 그 감정을 겪고 계신가요?
공허함을 마주한 여러분의 방식이 있다면,
댓글로 함께 나눠주세요.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함께 위로받을 수 있습니다. 💬


🌸 에필로그

저도 공허함 때문에 삶이 허무하게 느껴졌던 적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도망치듯 무언가를 했지만, 결국 공허는 제자리로 돌아오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이 감정은 삶이 나에게 묻는 말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너는 지금 무엇을 향해 가고 있니?"
여러분도 그 질문 앞에서 당황하지 마세요.
함께 천천히, 그 의미를 찾아가 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