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삶이란, 타인의 시선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나’를 잃지 않기 위해 싸우는 매일의 선택이다."
왜 지금, '나다움'이 중요한가?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비교당하고, 평가받으며 살아갑니다. 학교에서는 성적, 직장에서는 성과, SNS에서는 팔로워 수와 외모까지. 남과 나를 비교하며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이 점점 자연스러워지는 시대입니다. 바로 이런 시대이기에 "나다운 나"로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한 자기만족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는 ‘생존 전략’이 되었습니다.
‘나다움’이란 대체 무엇일까요? 왜 어떤 사람은 무심한 말 한 마디에 무너지고, 또 어떤 사람은 흔들림 없이 중심을 지킬 수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심리학과 철학이라는 두 렌즈를 통해 ‘나다움’을 탐색하고, 현실 속에서 그것을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 실질적인 방법까지 함께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심리학에서 본 ‘나다움’ – 자아와 정체성의 뿌리
1-1. 정체성이란 무엇인가?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은 인간의 성장 단계에서 ‘정체성 형성’을 핵심 과제로 보았습니다. 유년기에서 성인기로 넘어가는 시기에 사람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자아정체성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 자아정체성이 건강하게 자리 잡아야만 이후의 인간관계, 직업 선택, 삶의 방향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 시기에 외부의 기대에 맞추어 정체성을 ‘설정’해버립니다. 부모가 바라는 직업, 사회가 칭찬하는 성격, 남들이 좋아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꾸미죠. 그렇게 설정된 자아는 시간이 지날수록 균열이 생기고, 어느 순간 “나는 내가 아닌 것 같다”는 공허함이 찾아옵니다.
1-2. ‘가짜 자아’와 ‘진짜 자아’
정신분석학자 도널드 위니컷(Donald Winnicott)은 ‘참 자아(true self)’와 ‘거짓 자아(false self)’를 구분했습니다. 거짓 자아는 외부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가면이며, 참 자아는 자신이 자연스럽게 느끼는 충동, 감정, 욕망입니다.
나다운 나로 산다는 건, 이 ‘참 자아’의 목소리를 듣고, 그것을 억누르지 않고 행동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모두가 선택하는 안정된 길 대신, 불확실하지만 진짜 가슴 뛰는 일을 선택하는 것도 그런 용기입니다.
2. 철학에서 본 ‘나다움’ – 존재와 진정성의 문제
2-1. 하이데거의 ‘진정한 존재로의 회귀’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현존재(Dasein)’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의 존재를 정의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그들(타인들, das Man)’의 시선을 따라 살아가는 것에 대해 비판하며, 진정한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직면하고 스스로의 존재에 대해 성찰하는 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즉, 진정한 '나다움'은 내가 정말 죽음을 앞두고도 후회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삶인지, 그것을 스스로에게 묻는 용기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죠.
2-2. 사르트르의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이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특정한 ‘정해진 나’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선택과 행동을 통해 스스로를 만들어간다는 의미입니다. 나다움은 처음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철학적 정의와 연결됩니다.
3. 사회 속에서 나를 지키는 법 – 타인과의 경계
3-1. 타인의 기대는 칭찬이 아닌 감옥이 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우리는 "착한 아이", "예의 바른 사람"이 되기를 강요받습니다. 이런 기대는 때로는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어른’으로 만들지만, 동시에 자기 욕구를 억누르는 사람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사람이 타인의 기대를 모두 만족시키며 살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너무 자주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에 집착하고, 그 안에서 자기를 잃습니다. 나답게 살기 위해서는 ‘좋은 사람’보다는 ‘진짜 나’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3-2. 경계 설정: “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나다운 삶을 위해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것은 **경계 설정(boundary setting)**입니다. 심리학자 브레네 브라운은 “경계를 설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공감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거절을 못하고, 늘 “그래, 괜찮아”라고 말하던 사람도 “나는 이렇게 느껴”라고 솔직히 말할 때 비로소 타인과의 진짜 연결이 시작됩니다.
4. 나다운 삶을 위한 5가지 실천 팁
- 하루 10분, 나에게 질문하기
- 오늘 내가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인가?
- 지금 나는 진짜 원하는 것을 하고 있는가?
- SNS 디톡스 주간 만들기
- 비교를 부르는 SNS 사용을 줄이고, 내 감정에 집중해보세요.
- ‘좋은 사람’이 아닌 ‘진짜 나’로 행동하기
- 무조건 참는 대신, 부드럽게 불편함을 표현해보세요.
- 비교가 아닌 기록으로 자신을 바라보기
- 일기, 블로그, 음성 녹음 등 자신만의 기록을 남겨보세요. 비교는 타인과의 싸움이지만, 기록은 과거의 나와의 대화입니다.
- 나만의 기준 세우기
- "성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스스로 정의해보세요. 외부 기준을 따르는 삶은 ‘나다운 삶’이 될 수 없습니다.
5. 마무리: 나다운 삶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
‘나다운 나’로 살아간다는 것은 외롭고 두려운 길일 수 있습니다. 모두가 같은 방향을 향해 달릴 때, 반대로 걷는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그 길의 끝에는 진짜 나로 살아가는 기쁨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인생에서, 결국 가장 책임져야 할 사람은 바로 ‘나’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나다움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은, 결국 남에게도 진정성 있는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됩니다. 당신이 당신답게 살아갈 때, 그것이 누군가에겐 용기가 되고, 또 다른 삶의 전환점이 됩니다.